와인 맥주와 술만드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와인이나 맥주는 우리술 전통주에 비해 만들기 훨씬 쉬운 수준이다. 전통주가 대학교 수준이라면 와인이나 맥주는 초등학교 수준이다.
술은 어떻게 만들어 지나?
술의 재료는 당(포도당, 글루코스)이다.
여기에 발효조(발효균, 발효제)인 효모를 넣어주면,
이 미생물이 발효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알콜이 생성된다.
즉 재료에는 없었던 알콜과 향이 만들어지며 이것을 술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포도가 가지고 있는 당을 이용하면 포도주, 사과가 가지고 있는 당을 이용하면 사과주가 되는 것이다.
좋은 술을 얻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술 재료의 품질이 좋아야고 당의 농도가 높아야 한다.
또한 술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알콜도수와 더 중요시 하는 것이 술의 맛과 향이다.
특히, 술의 향(香)은 발효과정의 효모에 의해 품질이 좌우된다.
따라서 좋은 술을 얻기 위해서는 재료와 효모가 좋아야 한다.
효모균에는 포도주효모, 사케효모, 맥주효모, 중국 백주를 잘만드는 효모 등 여러가지가 있고, 각기 기질이 달라서 자기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효모를 취해서 술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예를 들어, 포도주를 만들 때, 그 재료인 포도가 가진 고유의 향이 있다. 하지만 좋은 포도주에는 재료인 포도에는 없는 새로운 향을 가지게 되는데, 그 새로운 향은 효모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산패(酸敗), 감패(甘敗), 부패(腐敗)
- 술을 만들려고 했는데 식초가 되면 산패
- 술을 만들려고 했는데 알콜없이 단맛이 나면 감패
- 산패 감패를 합쳐서 부패라고 한다.
알콜, 이산화탄소, 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도수가 높은 알콜이다.
발효과정에서 알콜과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데, 알콜 생성이 잘 진행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 또한 활발하게 생성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의 발생은 열과 관계를 가진다. 즉, 이산화탄소 발생이 많을 수록 비례해서 열이 상승하게 된다.
- 알콜
- 이산화탄소
- 열
이 세가지는 서로 비례의 관계에 있다. 어느 한가지라도 미미하면 술이 잘 안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술 빚기가 어려운 이유는 열(熱)
술을 빚기 어렵다고 하는 주된 이유는 열, 온도 관리 때문이다. 술 빚을 때, 술항아리가 따뜻해지는 현상, 알콜과 이산화탄소 생성에서 효모가 만들어내는 열, 온도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술 빚기가 어려운 것이다.
효모의 사멸온도, 40 ℃
효모는 발효과정에서 당을 재료로 알콜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열을 발생시킨다. 효모자신이 열을 발생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40 ℃가 넘어가게 되면 효모가 죽게 된다.
그래서 40 ℃를 효모 사멸온도라고 한다.
효모 자신이 만들어 낸 열에 의해서 효모 자신이 죽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술을 빚을 때 술이 지나치게 끓어 40 ℃가 넘어가게 되면 술이 안되고 식초가 되어버리는 산패가 진행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식초가 아니라 그냥 산패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왜냐하면 식초는 알콜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알콜을 가지고 초산발효를 진행 하는 한단계를 더 거쳐 식초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을 빚다가 술이 너무 끓어서 식초가 되었다고 하는데, 진짜 식초와는 전혀 다른 맛을 가지기 때문이다.
효모가 죽어버리면 발효가 중단된다.
포도당 중에서 일부만 발효가 되어 효모가 죽기 전에 알콜이 일부 만들어졌으나, 당의 주인이 사라진 상태가 된다.
만약 이 상태에서 당은 당대로 일부 만들어진 알콜이 유지가 된다면 술 빚기가 쉽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술로 지속이 되질 못하고 시어져 버려 식초 즉 산패가 진행되게 되는 것이다.
왜 시어질까?
당의 주인이였던 효모가 죽어서 빈집이 되어 버린 상태가 되어, 이 빈집을 털어 먹는 놈이 초산균인 것이다.
미생물 중에서 가장 번식력이 좋고 신속한 것이 초산균이다. 효모가 사멸함과 동시에 초산균이 침투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은 이미 술독 속에 초산균에 포자가 존재하고 있었는데, 기회만 보고있던 초산균이 효모가 사멸하는 동시에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초산균 역시 당을 다른 놈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일부 생성되어 있는 알콜을 가지고 초산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산(酸)이 만들어지면 대부분의 미생물들의 생육조건이 나빠지게 된다. 이것을 이용한 저장법이 산장법이다.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비내산성이다. 즉 산이 있으면 견디질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상태에서는 초산균만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효모가 죽지 않도록 술독의 온도를 40도 이하로 만들어 주어야 알콜발효를 지속한다.
포도주는 단발효 제조방식
포도주는 발효과정 하나만을 통해서 술을 만든다. 왜냐하면 포도 자체가 당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당을 효모가 발효하여 알콜로 만들어 주기만 하는 되므로 단발효라고 한다.
우리술 전통주는 병행 복발효 제조방식
전통주는 쌀로 만드는데, 쌀에는 당 성분이 아주 미세하므로, 쌀 자체가 가진 당으로는 알콜발효를 할 수가 없다. 쌀의 주 성분은 전분인데 이 전분을 당으로 만들어주는 당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전통주는 복발효를 통해서 술이 만들어진다. 즉 당화 과정과 알콜발효 두단계의 과정이 있어 복발효라고 하는 것이고, 이 두가지 과정을 한번에 한다고 하여 병행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 전통주는 누룩을 가지고 당화과정과 발효과정을 한꺼번에 진행시키는 병행 복발효의 제조방식으로 술을 빚는 것이다.
전분을 당으로 만들어 주는 효소를 당화제라고 하는데, 다른 말로 전분분해효소라고 하고 영어로 아밀라아제라고 하며, 또 다른 말로 엿기름, 맥아(麥芽)라고 한다. 보리를 비롯한 곡물은 싹이 틀 때쯤 많은 양의 당화효소(아밀라아제)를 만들어낸다. 어린 싹은 땅속에 있어 광합성을 하기도 힘들고, 뿌리로 영양을 빨아 들이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어린 싹은 씨앗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녹말(전분)을 당분으로 바꾸어서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어야 하므로 당화효소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맥아의 효소로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면 엿당, 엿기름, 또는 맥아당이라고 하는 당분이 된다. 영어로는 말토스(maltose). 몰트위스키라고 할 때 이 몰트가 바로 맥아(麥芽)다.
맥주는 단행 복발효 제조방식
맥주와 같이 보리를 재료로 하는 술도 당화과정과 알콜발효과정을 거치므로 복발효이며, 한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즉 당화과정을 거친 후에 알콜발효과정을 통해 술을 제조하므로 단행이라고 하는 것으로, 이를 단행 복발효 제조방식이라고 한다.
우리 전통주가 어렵고 위대한 이유
누룩을 통한 병행 복발효의 제조방식이라 다른 제조 방식의 술 빚기 보다 훨씬 어려운 과정으로 술을 빚는 것이다. 특히 자연누룩을 가지고 병행으로 한번에 진행해야 하므로 술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고 술항아리의 온도관리가 훨씬 어렵게 되는 것이다. 우리 전통 누룩에는 전분을 당으로 분해해 주는 효소가 있고, 당을 알콜로 만들어 주는 효모가 동시에 존재하여 병행 복발효의 제조방식이 가능 한 것이다. 즉 우리 누룩은 당화제(효소원)이자 발효제(발효원)이다. 이렇게 병행 발효라 어렵다고 말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당화과정과 발효과정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술을 얻기 위한 당화과정과 발효과정이 잘 진행되기 위한 필요 최적요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한꺼번에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
당화의 최적온도는 55℃ ~ 65℃ 이다. 위스키만드는 과정이나 맥주만드는 과정을 보면 맥아를 넣고 삭히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쉽게는 식혜를 만들 때를 생각해보면 된다. 쌀을 쪄서 엿기름을 넣고 밥솥에 넣고 삭히면 식혜가 된다.
이렇게 당화 최적온도는 55℃ ~ 65℃인데 반해, 알콜발효과정의 효모의 사멸온도는 40℃이기 때문에 두개의 과정을 모두 최적에 조건으로 해서 진행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전통주의 당화과정은 낮은 온도에서 진행해야 하므로
당화과정이 느릴 수 밖에 없고, 당화과정이 느리면 효모가 먹을 당이 부족한 사태가 만들어 질 수 있어, 이렇게 되면 발효가 잘 안될 수 있다. 당화나 알콜발효가 천천히 진행되는 것은 우리술의 제조 특성상 좋을 수는 있으나, 이렇게 되면 여러 잡균에 노출될 확율이 많아 술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우리 전통주가 어렵고 위대한 점이다.
그럼 왜 이렇게 구지 어려운 과정을 통해서 술을 만드는 것인가? 실패할 확률도 높은 병행 복발효 방식을 우리 조상들은 사용했을까? 무식해서? ㅎㅎ;
우리 조상들은 이 자연누룩을 이용해서 만드는 술 빚기가 최고의 향과 맛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연누룩의 복합적이고 수많은 미생물들이 빚어내는 술의 향과 맛은 어떤 다른 방식으로도 만들 수 없는 청향과 깊은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술이 위대하고 또한 최고의 향과 맛을 내는 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술 전통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술들이 우리의 전통누룩을 사용하는 병행 복발효 제조방식의 술들이 거의 없다. 특히 많이 유통되는 이름있는 전통주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방식이 아닌 일본식 입국방식을 이용해서 술을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면, 술을 싸게 만들어야하고 대량으로 쉽게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고 시장 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식 입국방식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러한 것을 우리 전통주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용어는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전통주, 발효를 유지시키는 젖산균
우리술은 병행 복발효로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발효시키야 최상의 맛과 향을 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오래 발효시켜야 하므로 잡균들이 침투해서 술을 망치게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우리 전통누룩을 사용해서 술을 빚을 때 이러한 잡균들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젖산균도 함께 생성되어 진다.
일반적으로 산(酸)이 생성되어 지면 세균들이 살지 못하게 된다. 대부분의 미생물이 비내산성이기 때문이다.
젖산균도 당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당을 자기가 차지 하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것이다.
당화에 필요한 효소를 만들어 내는 것이 누룩곰팡이이다.
그리고 알콜을 만들어 내는 효모는 내산성균으로 산이 있어도 생육을 한다.
따라서 젖산균은 비내산성의 잡균들이 생육하지 못하게 해 주므로, 효모는 잡균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발효활동으로 알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전통주는 낮은 온도에서 당화를 진행해야 하므로 당화속도가 느리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입국방식으로 인한 전통주의 왜곡
전통주는 3~4일 길게는 5~7일만 발효하면 된다고 하는 왜곡된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맥주는 30일은 발효를 해야 제맛이 나고, 와인은 2~3개월의 발효과정을 거쳐야 제맛이 나고 2~3년의 숙성을 거쳐야 맛과 향이 깊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어째서 우리 전통주는 저렇게 왜곡되어 인식이 되었을까?
일제식민시대를 거치며 일본사케방식의 입국방식이 우리전통술인양 왜곡되어서 이다. 입국방식이란 강력한 당화제만 골라서 당화시키고, 강력한 효모제를 넣어서 발효를 순식간에 해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술은 싸게 많이 만들어내고 대량으로 만들어 시장논리에 맞게 자금회전력이 높아 사업적으로 판매할 수 있지만 술이 시큼 떨떠름 하고 쓴 맛이 강하게 나는 최하급의 술인 것이고, 이것이 우리술맛이고 전통주로 오인하게 만들어 버렸다.
즉 우리누룩 전통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술을 만드는데, 이렇게 일제시대부터 만들어 오는 술을 전통주라고 지금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우리누룩을 가지고 빚는 술은 절대 그렇게 빨리 쉽게 만들어 낼 수 없는 술이다.
우리 누룩을 사용해서 병행으로 술을 만드는 것이 어려워, 경제성을 고려해서 나온것이 개량누룩으로, 누룩을 가지고는 당화만 시키고, 이스트를 따로 써서 알콜발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절대 우리술이라 할 수 없고, 우리술의 맛과 향을 만들어 낼 수 없는 방식이다.
그리고 고두밥을 쪄서 만든 찐쌀누룩을 입국이라 하는데, 이 방식은 일본사케를 만드는 방식에서 따온 것이다.
입국은 효소제 (당화제)이며, 여기에 효모를 넣어서 발효하는 방식이 현재 대부분의 막걸리 양조장에서 행해지는 제조법.
조선시대를 대표했던 명주
모두 음력 정월에 빚는 술들이 조선시대를 대표했던 명주였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발효온도를 낮게 가져가라는 뜻이 아니라,
재료의 온도를 낮게 해야 명주가 만들어 진다는 의미이다.
즉 재료의 온도가 높으면 술이 빨리 끓어버려 좋은 술을 만들기 어렵게 되므로,
겨울에 술을 빚으면 그만큼 술의 재료인 죽 또는 고두밥을 차게 할 수 있어, 좋은 술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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